지난 금요일, 생일이 하루 차이인 시화 생일과함께한 두 번째생일 파티.
홍대앞 이탈리안 레스토랑 피아또. 전에 두 번 가봤는데, 홍대앞 파스타집 중에서는 가격대비 맛도 분위기도 꽤 괜찮은 곳. 특히 화덕에서 구워내는 피자가 맛있다.
원래는 피자&파스타와 함께 가볍게 와인 한 잔으로 마무리하려는 (나의) 계획이었으나... 와인은 생략하고 밥만 먹었다. 모두 여섯 명이 모여 스타터 1개, 파스타 3개, 피자 1개, 리조또 1개. 하나쯤 더 시켜야 양이 맞겠지만, 뒤늦게 온 한 명이 이미 식사를 하고 온 터라. 역시 여러 명이 모이니까 여러 가지 메뉴를 맛볼 수 있어 좋았다.
메뉴 이름은 벌써 다 잊어버렸는데, 스타터로 주문했던 카프레제는 양도 꽤 되고 토마토와 치즈가 신선해서 좋았다. 파스타는... 크림소스 파스타가 특히 느끼하지 않고 맛있었고, 해산물 파스타도 소스가 풍부해서 좋았고 펜네 아라비아따는 매콤함이 덜 해서 조금 아쉬웠다. 화덕 피자도 바삭하니 맛있었고 해산물 리조또도 맛있었다.
2차로는 '편안한 자리'로 가자는 W형의 의견에 힘입어 삼거리 포차 뒷골목으로 갔는데 원래 가려던전통술집 맞은 편에 새로 생긴 술집으로 갔다. 손님이 별로 없어서 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힘껏 떠들었다...
나는 마침 그날이전 회사의 마지막 날이었는데, 정리, 이월 작업과 새 회사의 사전 업무가 겹쳐서 매우 피곤했다. 2차 자리에서는 술도 잘 안 받고 화제도 즐기지 못하고, 후반으로 가니까 되게 힘들어졌다. 사실, 중간에 일어서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생일자가 일어서는 것도 아무래도 분위기를 깰 것 같고.
생일파티 같은 이벤트로 여러 사람이 모여 즐겁게 먹고 마시며 떠드는 건 생활의 엑센트. 모여서 술 마시는 거야 뭐 특별한 이유 없이도 늘 있는 일이지만, 이런 이벤트도 좋다. 뭐 좀 더 이벤트스러우면 좋겠지만. 나는 가끔 이벤트를 갈망하는데, 대개는 생각만 좀 하다가 평상시스러워지곤 한다.
생일선물로 시화에게서는 동방신기 달력을 받았고(이미 한참 전에), J형은 책 <지구의 미래로 떠난 여행>을 사주었다. S형은 이날 내가 부탁했던 동방신기 프라하 화보집을사러 무려 교보문고까지 나가는 기염을 토했으나 매장 직원의 냉대만 받고 구하지 못해서 괴로워했다. 인터넷에서 주문하면 된다니깐... W형은 선물을 준비 못했다며 2차를 쏘았다. 그리고,이날 파티에는 참석하지 않은 다른J형에게서 CD <푸른 새벽 - 보옴이 오면>도 선물받았다.
시화 선물 사는 걸 까먹고 있었다. 시화가 넬의 CD를 골랐었다는데 어쩜 전혀 생각이 안 나는 거다. 이렇게 가장 중요한 부분을 펑크내고. 시화야, 미안. 좀 기달려 봐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