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의 랩도 좋지만, 린의 목소리가 참 좋아요.
나는 린의 목소리를 좋아하는데, 린은 뭐랄까 자기 노래보다도 다른 가수 피처링을 할 때 더 절제된 가창을 보여줘서 좋아요. 사실 난 지르는 스타일 청승스러운 목소리는 싫어하는데, 이 노래에서는 담담하게 부르는 목소리가 좋아요.
에픽하이는, 특히나 타블로는 목소리나 랩스타일이 귀여워서 절절한 이별 노래에 안 어울리는 거 같지만, 린의 목소리와의 묘한 언밸런스가 오히려 감정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누구나 아픈이별은할 수 있겠죠. 천성이 개구장이라고 늘 개구장이 연애만 할 리 없고. 그러니까 나도 한번해보고 싶네, 절절한 이별. 이 노래는 결국 이별은 했지만 여전히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이야기지만.
그런데, 연륜이 짧아서인지, 가사를 잘 이해할 수가 없어요. 제목은 집 전화번호를 가르쳐준다는 뜻일까나? 그런데 '같은 번호로 살듯 내 마음도 같아서'라는 건? '집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은 건 아직 사랑이 남아서'란 뜻일까요.
그러고 보면, 요즘은 핸폰 번호만 주고받고 집 전화번호는 거의 쓰지않죠. 혼자 사는 친구들은 이제 집에 일부러 전화를 놓지도 않고.
집 번호를 주었던 사람, 아니면 지금 주고 싶은 사람, 있나요?
난 없소. 집 전화번호는 뭣에 쓰나? 흥.(갑자기 삐딱)
집 번호를 준다는 것
(I'm OK OST)
작사 타블로, MITHRA진, 방시혁
작곡 방시혁
노래 에픽하이(Feat. 린)
왜 이제 와서야 전화를 했나요
그땐 그렇게도 모른 척하더니
집 번호를 준단 건 내 맘을 준 거란 걸
내 사랑 전부 가진 거란 걸
몰랐나요
그대도 쉽진 않았겠죠 아니라고 말한대도 내 마음이 말하네요 그대 나를 사랑했죠
그날 밤에 그 떨림을 나의 부분 어디를 떨리던 내 손에 담은 내 마음의 편지를
집 번호를 준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눈을 감고 있어도 그대 목소리에 산다는 것
이제 알 것 같지만 너무 늦은걸 알죠 이제서야 찾을 수 없는 그댈 찾죠
아무리 찾고 또 찾아도 아마도 사랑도 사랑했던 기억조차도
그대 번호처럼 빛을 바라고 그래 그대와 나도 없던 거라 혼자 말하고
나 살아도 사는 게 아닌데 이젠 어떡하라고
널 떠나도 떠나지 못한 나 지워진 기억도 벗어나지 못한 나
이 못난 나 말을 못한 나 심장이 고장나
보이지 않는 너의 흔적을 자꾸 보잖아
다 필요 없다고 이젠 끝이라고
모질게 전화를 끊고만 싶지만
같은 번호로 살 듯 내 마음도 같아서
아직도 그댈 난 사랑해서
하염없이
내게 돌아와 준다면 나 변할게 한번 돌아봐 준다면 달려갈게
네가 떠나갈 때도 다시 떠나갈래 날 버리고 살게 내가 버렸던 너와 함께
기나긴 한에 지워야만해 기억의 잔해 모두 말해
네가 내 안에 살아서 다행이라며 살게 나를 탓해
이기적인 나의 팔에 잡아주길 바래
제발 네 맘 안의 나 다시 돌아갈래
다 필요없다고 이젠 끝이라고
모질게 전화를 끊고만 싶지만
같은 번호로 살듯 내 마음도 같아서
아직도 그댈 난 사랑해서
하염없이
전화기를 잡고서 눈물을 흘리면서
아직도 그댈 사랑한 나의 맘을
원망하고 있어 아무 말도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