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일기

생일파티주간 1

코니 2007. 1. 5. 12:00

어제는 대망의 내 생일.

매년 1월 4일은 생일이 같은 원이와 보낸다.

점심시간에 새로온 재단 직원이 내게 꽃다발을 선물로 주었다. 깜찍한 아가씨다.

원이를 8시에 여의도 매드포갈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새로 옮기는 회사에서 총무부 브리핑이 있다면서 퇴근 후에 들르라고 부르는 바람에 늦고 말았다. 막상 회사에 가보니, 총무부 브리핑은 입사 후로 미뤄졌대고 일을 시키려고 부른 거 같은데 "생일이라 약속이 있다"고 했더니 급당황. 생일인 거 알고 있었는데 깜빡했다면서 마구 미안해하며 저녁식사 때 먹고 남겨둔 떡과 귤을 준다.

후다닥 여의도로 돌아왔지만 이미 약속시간에서 30분쯤 늦은 시간. 매드포갈릭 앞에 사람들이 줄 서 있어서 더 걱정했는데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생일쿠폰으로 시푸드 샐러드를 고르고, 살라미 스파이시 피자와 봉골레 마레 파스타를 주문했다. 메뉴가 조금 바꼈나... 전엔 매운 피자가 더 있었던 것 같은데.

매드포갈릭은 패밀리 레스토랑 중에서는 양이 적은 편. 냠냠 먹으면서 "둘이 와서 세 접시 먹어도 되나?" "전에도 그랬어. 여긴 양이 적잖아." 이러면서 싹싹 긁어 먹었다. 살라미 스파이시 피자는 '스파이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별로 맵지 않고, 봉골레 마레 파스타는 마늘맛이 약하다. 하지만 뭐, 맛있다.

한 시간 가량 열심히 먹고 나와서 찻집으로 자리를 옮기려는데, 같은 건물에 있던 '샤갈의 눈내리는 마을'이 없어졌다. 매드포갈릭이 확장했다더니, 그 자리를 채운 모양이다. 그래서 홍대로 옮겨왔다.

원이는 '창고풍 카페'를 싫어한다. 작업실에 자리가 있어서 거기로. 인테리어야 뻔하지만 책이 많다는 것에 만족한 듯. 다음에 홍대 앞에서 사람을 만나게 되면 책 보며 기다리기 좋겠다고 이름을 외운다.

핫초코를 주문하면서 '우유를 적게, 뜨겁게'라고 덧붙였더니 "진하게 해드릴까요?"하고 물어보기까지 하더니만, 정작 나온 건 밍밍했다. 이게 진한 거면 원래는 얼마나 밍밍하다는 걸까. 하지만 뜨겁기는 뜨거워서 만족.

한참 수다를 떨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11시. 둘이 홍대앞까지 걸어내려와서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